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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남서부.

제국의 기나긴 역사 내내 메마르고 황량했던 땅은, 고작 1년 사이에 사람이 사는 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 풍요로운 땅으로 변했다.

기적을 일으킨 자들은 황명을 받은 마법사였다.

그들은 숲을 길렀다. 강을 그렸고, 호수를 심었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리라고만 생각했던 과제를, 고작 몇 달의 시간 만에 완벽히 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마법사가 만들어 낸 것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다. 도시 내부, 또한 외부엔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자리했다.

그 과정에도 마법사가 개입했으며, 마찬가지로 아주 손쉽게 이루어졌다. 그리고서야 사람이 들어왔다. 갈 곳이 없던, 혹은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고자 하던 이들이 황가의 지원 아래 보금자리를 옮겼다.

일할 곳이 넘쳐났다. 환경은 깨끗했고, 편리했으며, 넉넉하게 주어지는 스타토토사이트 부모가 자식을 키우고 먹이고도 남아 자그마한 사치를 부릴 수 있을 정도였다.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도시의 정착민은 남아도는 부를 롤토토사이트 문화를 향유했다.

고작해야 1년 만에 일어난 변화에, 시민들은 매일같이 황궁이 있는 방향을 향해 마음으로 절을 올렸다.

“나는 새로운 삶을 얻고야 말았네. 폐하께서 하사하신 삶이야. 저녁마다 가족과 함께 풍족한 식사를 즐기는 삶이라니…….”

“어디 자네만 그런 줄 아는가!”

도시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규모가 커진 만큼 문제가 생길 롤베팅 했으나, 치안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레인할트 경! 이것 좀 드시고 가세요! 방금 구운 빵이에요!”

“근무 중이라 사양하겠습니다.”

“괜찮아요! 경이 이곳에 계시기만 해도 죄를 저지를 생각이 싹 가실걸요?”

그곳에도 기사 레인할트가 있었다. 그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으며, 기사답게 행동하고, 기사답게 말했다.

치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세금조차 얼마 거두지 않았기에, 시민은 마음 편히 생업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성과를, 레인할트는 궁에 앉아 자세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

“도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국민은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며, 관료는 수탈하지 않고, 생산량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중입니다.”

“수고했다. 계속 지켜보도록.”

“예, 전하.”

레인할트는 그림자의 보고를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처음 구상할 때만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롤배팅 아닌가 싶었으나, 마법사에게 불가능이란 없었다.

‘진짜 대단한 작자들이야. 그 인간들이 처음부터 제대로 나서기만 했어도 어지간한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리 마법사라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늘 위의 존재가 얽혀 있었으니까.

하지만 흑마법사와 성직자를 제외한, 다른 문제는 제국을 위부터 아래까지 싹 긁으면서 지나갔어도 1년이면 깨끗이 해치웠을 게 분명했다.

‘아니지. 지금이라도 제대로 말을 들어주는 게 어디야. 그렇게 생각해야겠지.’

마법사가 없었다면 레인할트가 필사적으로 구상한 계획은 제대로 굴러가기 힘들었을 터였다.

이 세계는 현대만큼 발전된 과학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 빈칸을 마법이라는 단어로 대체했고, 다행히 효과가 좋았기에 원하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었던 것뿐.

‘일단 생산력은 크게 늘렸다. 도로만 확실히 정비하면 제국 전체로 뻗어나갈 수 있을 거야. 이쪽에서도 마법사의 도움을 좀 받긴 해야겠지만…….’

레인할트는 어느새 익숙해진 집무실에서 만년필로 머릿속 계획을 막연하게나마 그림으로 대충 옮겨보았다.

제국을 크게 그리고, 남서부에 동그라미를 그린 후, 전역으로 도시가 존재하는 위치마다 별표를 남겼다.

이어 도시 이곳저곳으로 뻗어가는 경로를 마구 그어보았다. 얼핏 복잡하게 보이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막혀 있지만 않다면 어떻게든 서로 이을 수 있을 테니까.

기술력은 마법사의 도움을.

그리고 실전적인 문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될 일이다.

제국의 발전에 있어 레인할트에게 필요한 지식은, 그저 현대에서 수박 겉핥기로 스타베팅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의미였다.

“룩스펜버 대공을 모셔와라.”

명이 떨어지자마자 그림자가 사라졌다. 제국의 대공이자, 현 황태자의 최측근인 룩스펜버 롤드컵토토 금세 도착해 예를 갖췄다.

“룩스펜버 대공. 이리 와 앉으시오. 바쁠 텐데 미안하게 되었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 룩스펜버는 전하께오서 주시는 깨달음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 그리 탁월한 발상을 해내셨는지 너무나도 놀라울 뿐입니다.”

“대단치 않소.”

“대단합니다, 전하. 전하께오선 그리 말씀하셨지요. 제국이라는 배의 선장을 맡으실 테니, 제가 중책을 수행하여야 한다셨습니다.”

레인할트는 기억을 되짚었다. 초창기, 한창 분위기를 잡을 때 그런 말을 했었던 것도 같았다.

“그랬었지.”

“부끄럽게도 그때의 저는 제국이 풍랑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우려했습니다. 허나 지금에 와서는, 전하께서 이곳에 계신다는 사실이, 또한 저를 필요한 곳에 쓰고 계신다는 사실이 이토록 다행스러울 수가 없군요.”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오. 사담은 이쯤 해두지. 해야 할 일이 많소.”

“예, 전하. 물론입니다.”

룩스펜버 대공의 눈빛에 걸린 감정은 충성이 전부가 아니었다. 레인할트라는 인간에 대한 순수한 감탄과 경외 따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더군. 확인하셨소?”

“예, 전하.”

“제국 전역으로 유통이 원활해지도록 만들 것이오. 그래서 말인데, 늘 그래왔듯 엉성하게나마 롤토토 생각을 말해보겠소.”

레인할트에겐 현대인의 지식이 있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했으며, 인간과 인간이 대등하기에 완전히 다른 사회적 구조를 가진 세계.

하지만 그렇다고 당연히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애초에 마법이 존재하고, 인간을 벗어난 기사가 존재하는 세계였으니까.

‘민주주의 같은 게 성립될 수 있는 세상은 아니야. 애초에 그런 건 꿈도 꾸지 않지만.’

다만 유통망 등,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를 뜯어본다면 분명히 곳곳에서 개선의 여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마법사의 지원을 받아 마차뿐인 이동수단에서 탈피하고, 전반적인 유통구조를 이런 식으로…….”

레인할트는 유통의 전문가가 아니었다. 생산의 전문가도 물론 아니다. 다만 현대의 스타토토 바탕으로, 이 세계에선 혁신처럼 여겨질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익힌 지식이라면 어떤가. 티비 화면으로 주워들었던 지식뿐이라면 어떤가.

그것만으로도, 대충 던져준 편린만으로도 구체적으로 제국에 적용할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 눈앞의 룩스펜버 대공을 비롯한 ‘전문가’들인데

레인할트는 어설픈 지식을 막연하게 늘어놓았다. 유통망이라든가, 경제구조라든가, 하는 단어를 섞어가며 의견을 개진하던 끝에.

“전하께오선 정말이지…….”

룩스펜버 대공은 이번에도 눈빛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사담은 충분하다고 하셨으니 이쯤 해두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이만 물러나 말씀을 실현할 방도를 찾고자 합니다.”

“그리하시오.”

“예, 전하.”

룩스펜버 대공은 가능한 최대의 예를 표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급히 나가는 뒷모습이 한시라도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회의를 벌이고 싶은 분위기였다.

레인할트는 대공의 측근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아마 요 몇 달은 제대로 집에 들어가서 쉬지도 못했을 거란 생각에.

‘참 유능한 사람이란 말이야.’

물론 일을 맡기는 것뿐이라면 다른 사람도 있기야 있지만, 룩스펜버 대공의 진짜 장점은 능력뿐만 아니라 황가에 대한 확고한 충성심이었다.

심지어는 그것이 외부 낙하산이라도 상관없었다. 레인할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제국의 주인인 황제의 의사를 부정한다는 의미이기에.

그러므로 정통성은 이어지고 있었다. 적어도 룩스펜버 대공이 바라보는 황가의 모습은 그런 형태였다.

‘이러면 물류 쪽도 오래 안 걸려서 답을 찾아올 테고, 생산시설이야 상황을 봐서 확충하든 말든 하면 되는 거고.’

현황을 분석하고 의견을 내는 것은 아랫사람이다. 레인할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진짜 아니다 싶은 제안은 기각할 테지만, 여태까지 보았던 룩스펜버의 제안은 열에 아홉이 유효했다.

‘치안도 큰 문제는 없다고 했고.’

또한 레인할트가 생산력만큼이나 신경을 많이 쏟은 부분이 치안이었다. 일단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됐으니, 뒷골목 건달과 양아치에 대한 우려만 사라져도 삶의 질은 큰 폭으로 상승할 테니까.

그 부분도 당연히 ‘레인할트’와 테이튼, 파가노아의 활약으로 크게 개선됐다.

기사의 존재는 일백의 군사와 같다는 말처럼, 도시 중앙에 대충 세워두기만 해도 토템처럼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발휘하는 존재가 바로 기사였다.

게다가 얌전히 감시만 하긴커녕 발로 뛰며 정의를 실현하는 자들인 데다가, 기사가 그렇게 뛰다 보면 경비대도 눈치를 보며 뛸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당연한 일.

‘도시체계 정비도 거의 끝났고. 하수도, 상수도, 그리고 뭐…… 대부분 마법으로 때울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궁정마법사 타이번. 또한 플로란 황립아카데미의 학장 맥케드너가 앞에서 지휘한 덕에 그쪽 문제도 거의 다 해결됐다고 볼 수 있었다.

제국은 완성되어 가는 중이었다. 합당한 권력을 휘두르기만 한다면 부릴 수 있는 인재가 넘쳐났으며, 필요한 곳에 쏟아부어도 줄지 않을 만큼 빵빵하게 채워진 국고가 있었다.

“에단 경을 불러오라.”

레인할트는 다음 사람을 찾았다.

에단 테이튼. 제국 2대 기사단의 단장이자, 이윤을 계산하는 일에 아주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며, 아주 긴 시간 전부터 레인할트와 이런저런 일에 얽힌 자였다.

즉, 눈치가 아주 빨랐다. 빠르지 않았다면 진작 나가떨어졌을 테니까.

“제국의 기사 에단 테이튼이 전하를 뵙습니다.”

에단은 레인할트를 마주하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고 극진한 예를 표했다. 단장으로서 기사를 마주하던 모습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진지한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으며,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다른 생각이라곤 전혀 없이 오직 충성밖에 모르는 기사로 보일 터였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사실이긴 했다.

정확히는 제국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레인할트가 뭘 하든 믿고 따르는 것에 가까웠지만.

“모두 물러가라. 에단 경이 자리를 뜬 후에 복귀하도록. 호위는 필요하지 않다.”

처음엔 최소한의 호위를 남겨두려던 그림자였으나, 이제는 물러가라고 말하는 즉시 대화가 들리지 않을 만큼 먼 곳으로 사라졌다.

레인할트의 무력을 확인시켜준 덕도 있고, 물러가지 않는다는 말은 레인할트의 판단을 의심하는 거라며 경고한 덕분이기도 했다.

이후 잠깐 기다리다가, 레인할트가 말했다.

“단장님. 요즘은 살 만하십니까?”

“죽겠습니다, 전하.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눈치는 아니시던데요.”

“제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기회라고 생각해 엄살을 좀 부렸습니다, 전하.”

말이야 전하라지만, 에단이나 레인할트가 서로 웃으며 대화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제발 편하게 대하라고 1년째 주입식으로 교육한 성과였다.

잠시 잡담을 나누다가, 레인할트는 본론을 꺼냈다.

“주변국에 좀 다녀오셔야겠습니다. 외교 업무차.”

“……그건 귀족의 일이 아닙니까? 가라고 하신다면야 물론 가겠습니다만.”

“지금부터 단장님은 에단 테이튼 백작입니다. 그렇게 아시고 다녀오십시오.”

“전하의 은혜에…….”

“됐으니까 앉아서 들어 보십시오. 제국의 성장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니까.”

에단이 장난기를 싹 거두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지금부터 외교관이 되어야 했다. 주변국과의 관계를 완벽히 재정립하고, 상호간의 최대이익을 끌어낼 수 있는 조약을 돌아오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